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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8-0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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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조진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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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조의 호수’ 두 왕자 전민철·유주형 한국 발레리노들이 심상치않다. 지난해 세계 최고 권위의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최초로 우승자(박윤재)가 나오더니, 지난 5월엔 미국 YAGP 콩쿠르 한국 발레리노 3연패(박건희·전민철·서민준)라는 진기록이 나왔다. 순혈주의로 유명한 세계 발레의 최고봉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도 두 명의 한국 발레리노(김기민·전민철) 인기가 상종가다. 나비효과인지 국내 발레계도 르네상스다. 상반기 무용시장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발레만 티켓판매액 36.2% 증가를 비롯해 전 지표가 상승했다. 8월에도 대형 공연이 많은데, 유니버설 발레단 ‘백조의 호수’(14~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지그프리드 왕자로 나란히 데뷔하는 두 발레리노에게 눈길이 쏠린다. 지난해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로 입단해 맹활약 중인 전민철(22)과 올해 유니버설발레단에 입단하자마자 주역으로 발탁된 유주형(23). 각각 해외와 국내시장에서 K발레의 기린아로 우뚝 선 이들은 한예종 무용원 22학번 동기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발레리노의 로망인 지그프리드의 왕관을 쓰려는 두 사람은 무게를 잘 견디고 있을까. 본지가 ‘현실판 빌리 엘리어트’를 예감하며 소개한 지 꼭 2년 만에 수퍼스타가 되어 돌아온 전민철은 이미 지난해 12월 마린스키에서 지그프리드 데뷔를 했다. 빌리가 매튜 본 ‘백조의 호수’ 무대로 도약하는 영화의 엔딩처럼 꿈의 무대에서 도약한 순간, 느낌이 어땠을까. “3시간 공연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긴장했어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느라 도약의 순간을 즐기지 못했는데, 이번엔 즐겁네요. 러시아에서 경험한 걸 한국에서 선보이게 돼서 신나고, 조금 다른 버전이라 재미있어요. 로트바르트와 추는 춤이 마린스키보다 많아서 더 임팩트가 있고요.”(전) 코르드발레(군무진) 신분으로 대발탁된 유주형도 “좋은 기회를 주셨으니 기대에 꼭 부응하고 싶다. 첫 등장부터 무대 분위기를 바꿔놓겠다”고 의욕적인 모습인데, 사실 민철의 무대보다 더 궁금하다. 과연 189㎝의 압도적인 신체조건에 걸맞는 퍼포먼스를 보여줄까.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신예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섬세한 감정표현과 무대 장악력을 가진 무용수다. ‘백조’가 잠재력과 예술적 역량을 펼칠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전 동아무용콩쿠르 금·은상 인연 ‘백조의 호수’ 체임버 공연에 섰던 유주형. 바다이야기오락실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두 사람의 이미지는 다른 듯 닮았다. 민철이 중성적인 매력의 우아함이 발군이라면, 주형은 유니버설에서 이현준, 이동탁으로 이어지는 ‘오네긴 상’의 계보. 선 굵고 힘 좋은 ‘테토남’으로 보이지만 무대에선 반전이란다. “형은 부러울 정도로 이상적인 발레리노 체격인데 성격은 섬세하거든요. 춤도 섬세해서 캐릭터적으로도 왕자에 잘 맞고, 학생 때부터 파트너링도 잘했죠.”(전) 2022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나란히 금상과 은상을 받은 것도 재미있다. 주형에게 ‘민철이만 없었어도 금상을 받지 않았겠냐’ 물으니 “당연히 민철이가 받을 줄 알았다”며 웃는다. “민철이는 질투의 대상이 아니라 구경하는 느낌이에요. 발레를 위해 태어났구나 싶은데, 엄청 똑똑하기도 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부분을 잘 알고 그걸 작품에 녹여내 감동을 주니까 사람들이 더 열광하는 것 같아요. 볼 때마다 ‘와, 이렇게 한다고?’ 싶죠.”(유) 지난해 10월 마린스키에 정식 입단한 민철은 그새 무려 7개의 전막 공연에서 주역을 소화했다. 국내서도 유례없는 ‘피케팅’의 주역이 됐지만 ‘순둥순둥’한 태도는 변함없었다. “러시아 적응이 쉽진 않았어요. 무대에서 바라본 객석도 너무 화려해서 주눅도 들고요. 특히 준비 기간이 짧았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데뷔 때 가장 힘들었죠. 온전히 기댈 수 있는 가족도 없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너무 깊이 생각에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지금도 완전히 적응했다기보다는 조금씩 발전하겠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고 있어요.”(전) 초등학교 때 ‘빌리’에 도전했던 민철에 비해 주형은 발레 입문이 늦었지만, 못잖은 폭풍성장의 아이콘이다. 고등학교 때 모델이 되려고 다이어트로 시작한 발레의 성취감에 중독됐단다. “현대무용을 하신 엄마가 춤이 힘들다고 저에겐 안 시키셨거든요. 뒤늦게 발레를 시작한 게 큰 도전이었죠. 영상들을 보면 다 너무 잘 뛰고 잘 돌잖아요. 거울 보면서 나도 저걸 해보고 싶다, 빨리 성장해서 해봐야지 하는 마음이 컸죠. 주말도 없이 하루도 안 쉬고 학원 문단속을 하면서 따라잡았어요. 수업이 끝나도 남아서 이것저것 해보는 게 재미있었죠.”(유) 발레 열풍 이끄는 차세대 발레리노 유니버설발레단 ‘지젤’ 공연의 전민철. [사진 유니버설발레단] 모바일 바다이야기 황금고래 두 사람은 요즘 한국 발레리노들의 급성장이 “재미있게 발레를 할 수 있는 환경 덕”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기들만 봐도 연습할 때 놀이처럼 해요. 우리끼리 챌린지하듯이 하다 보면 저절로 연습이 되죠. 저부터 발레에서 행복을 느끼고부터 빠르게 성장했는데, 학교에서도 다같이 그런 환경과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다들 그런 성취감 때문에 발레를 하는 것 같고요.”(전) 교육 수준과 선배들의 영향도 크다. 민철은 바가노바 메소드의 산실인 마린스키에서 오히려 한국 교육의 자부심을 느낄 때가 많단다. “무용수로서 첫 시즌을 경험하면서 느낀 게 학교에서 무수히 많은 공연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힘들었을 거라는 거예요. 마린스키 클래스에서도 선생님이 다른 무용수들에게 저를 좀 보라는 얘길 많이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한국에서 정말 잘 배웠구나 싶어요. 선배들이 해외에서 길을 다 닦아놔서 저희 시야가 넓어지기도 했죠. 저만 해도 기민이 형(마린스키 수석무용수 김기민)이 없었다면 접근 자체가 어려웠을 거예요.”(전) 민철은 러시아 현지에서도 김기민의 도움이 절대적이라고 했다. 물오른 연기력의 이유를 물으니 그것도 선배 덕이란다. “‘로미오와 줄리엣’ 데뷔할 때 감정표현에 고민이 많았어요. 형에게 물어보니 그 감정을 왜 갖게 되는지 과정부터 생각하면서 춤추라더군요. 실천하기 어려웠지만 첫 공연 마치고 두 번째 무대에서는 좀 알겠더라고요. 연기 선생님은 따로 없지만, 러시아발레는 춤보다 제가 가진 캐릭터를 연기에 녹이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클래식발레인데도 연극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댄서들이 캐릭터 전달에 진심이라, 그런 태도를 가장 크게 배우고 있어요.”(전) “저희 발레단에서도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요. 특히 이현준 선배가 제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주시고 해결법까지 제시해 주시죠. 피루엣 하나에도 발레 메소드나 인체역학적으로 꼼꼼히 설명해 주세요.”(유) 꿈과 현실에 다리를 놓아준 선생님도 있다. 두 사람 다 2000년대 ‘국립발레단의 왕자’였던 김현웅 한예종 교수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고. “영재교육원 수업 후에 꿈이 뭐냐부터 시작해서 꿈에 다가가기 위한 과정을 생각해 봤냐고 물으시는데, 그때 처음 막연한 꿈이었던 마린스키에 가기 위해 차근차근 뭘 해야 할 지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꿈에 대해 구체적인 생각이 없다면 나중에 도달해도 실망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 덕에 후회없는 지금이 있는 것 같아요.”(전) “제 마음에 불을 지펴주신 것도 현웅 교수님이에요. 모바일릴게임손오공 학교 들어와서 좀 여유 부리고 있을 때 저를 부르시더니 나중에 이 시간이 지나고 후회할 바에야 남들보다 값지게 써야 하지 않겠냐고 하셨는데, 그때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죠.”(유) 지그프리드의 왕관은 결코 가볍지 않다. 꿈을 이룬 동시에 시작일 뿐이니까. 이들 앞에 놓인 긴 ‘왕자의 길’을 생각하니 관객으로선 부자가 된 기분이다. 한여름의 지그프리드는 어떤 말을 걸어올까. “왕자의 아우라보다 그 사람한테서 나오는 아우라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의 아우라를 왕자에 투영한다는 생각이에요. 저의 등장으로 무대 분위기를 바꾸고 그걸 쭉 이어간다는 생각으로 자신감 있게 하겠습니다.”(유) “요즘 저의 도전은 표현력이거든요. 마린스키 입단 전에 유니버설에서 ‘지젤’을 했었는데, 그동안 경험을 많이 쌓았으니 좀 더 설득력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만들어야죠.”(전) ■ 한예종 선배들의 30돌 무대 ‘전석매진’ 「 김기민, 안재용, 한성우(왼쪽부터) 두 사람은 지난 7월 창작발레 ‘인어공주’에서도 왕자와 용왕 역으로 만났다. 스승인 김선희 전 한예종 교수가 25년 이상 개발해 온 레퍼토리로, 매년 한예종 제자들이 총출동해 꾸미는 무대다. 최근 한예종 출신 발레리노들의 높은 인기로 올해는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한예종 무용원은 축제 분위기다. 2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리는 ‘K-ARTS 발레: 리빙 트래디션’은 그 예술적 계보를 공개하는 특별한 공연이다. 1부는 조주현 교수 안무로 한예종 발레가 세대를 이어 몸에 새겨진 훈련의 흔적과 시간의 축적을 상징적인 장면들로 표현한 ‘K-ARTS 컨서바토리 2026’으로 꾸며지고, 2부는 마린스키 수석 김기민이 ‘돈키호테’ 주요장면을 개교 30주년 기념이라는 의미에 맞게 재구성한 ‘돈키호테 스위트’. 김기민·안재용·한성우·전민철 등 한예종이 배출한 스타들이 총동원된다. 28일부터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리는 한예종 졸업생들의 ‘발레 갈라:서머나잇’까지 세 공연을 잇달아 소화해야 하는 전민철은 “가장 사랑하는 단체들이 동시에 공연을 하니 어느 한쪽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장인주 무용평론가는 “지금까지 한국 발레 성장을 발레리나들이 이끌었다면 최근의 르네상스는 발레리노들이 이루고 있다”면서 “주역 발레리노들이 비디오를 보며 자습하던 시절을 지나, 한예종이 메소드를 체계적으로 가르치면서 발레리노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어느덧 스타의 산실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 먼스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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