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4월 형산강 지류 구무천에서 수은 오염 조사를 위해 하천 퇴적물 시료를 채취하는 모습. 경북도민일보DB
2017년 대구대 홍용석 교수와 2018년 포항공대 권세윤 교수, 두 차례 조사용역 보고서(경북녹색환경지원센터 의뢰)는 각자 다른 결함을 안고 있었다. 홍 교수 조사는 시기별·지.별로 일관된 오염 양상을 보여주지 못했고, 권 교수 조사는 구무천변 업체와 수은 유출을 잇는 직접적 고리를 찾지 못했다.
한 환경전문가는 이 두 보고서를 겹쳐 놓고 수은 유출 '범죄의 재구성'을 시도했다.
그의 추론은 이렇다. 2015년부터 2016년 상반기 사이, 구무천 중하류 어딘가에서 신고되지 않은 촉매용 수은이 금속 관련 공정에 쓰이다 하천으로 흘러들었다. 환경부 조사에서 줄곧 문제가 없던 형산강에서 2016년 재첩 수은이 갑자기 대량 검출된 시.과 겹친다. 사건이 전국적 이슈로 번지고 두 차례 용역조사가 예고되자, 배출 당사자는 비가 많이 내리는 시。에 맞춰 포항호동쓰레기매립장 합류부와 구무천 최상류에 액상 수은을 추가로 쏟아부어, 조사망이 한 곳으로 좁혀지는 것을 방해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치는 이 가설과 묘하게 맞아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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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30일 경북보건환경연구원이 구무천 최고 농도(경흥아이앤씨·포스코엠텍 부근 348㎎/㎏)를 검출할 당시 54.75㎎/㎏이던 영일정비~SK주유소 구간은, 2017년 2월 홍 교수 1차 조사에서 916㎎/㎏까지 치솟았다가 2018년 6월 권 교수 조사에서는 다시 100㎎/㎏대로 떨어졌다. 홍 교수의 1차(최상류 창화철강 3.17㎎/㎏)와 2차 조사 사이에도 현대성우케스팅 앞 127㎎/㎏, 포스코엠텍 앞 101㎎/㎏ 등 새로운 고농도가 끼어들었고, 1년 4개월 뒤 권 교수 조사에서는 그 최상류가 거꾸로 400㎎/㎏을 넘겼다. 자연적 희석·확산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반전이 거듭된 셈이다.
한때 유력한 오염원으로 거론됐던 상류 산업폐기물매립장(옛 유봉산업 6매립장, 현 네이처이앤티)은 이 가설에서 벗어난다. 1994년 제방 붕괴로 유출 사고가 있었지만, 22년이 지난 2016년에야 갑자기 그 수은이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총수은 농도의 동일 지。에 대한 급격한 농도 차이(홍 교수팀이 2017년 2회에 걸쳐 측정한 구무천 표층퇴적물 총수은 농도와 권 교수 연구팀의 2018년 8월 측정한 총수은 농도)를 매년 실시되고 있는 구무천 준설공사 시 퇴적물 부유등으로 수은이 재부유되는 것으로 보는 분석도 있지만, 구무천 준설공사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13건 시행되었고, 이는 홍 교수팀이나 권 교수팀이 시료 채취하기 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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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위적인 수은 투입 가능성을 반박하는 논리로는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안정동위원소 분석이 남긴 흔적이 의미심장하다. 구무천 하천 퇴적물에서는 하류에 촉매·전해질형, 상류에 금속·액상형이라는 두 가지 수은 '지문'이 뚜렷이 갈렸지만, 평소 물이 마른 하천 토양에서는 상하류 구분 없이 액상 수은 하나로만 일관되게 검출됐다. 하류의 불법 공정에서 흘러나온 수은을 덮기 위해, 상류를 포함한 곳곳에 같은 종류의 액상 수은을 흩뿌려 놓았다면 나올 법한 패턴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다만 이런 수법을 쓴 쪽도 안정동위원소라는 '화학적 지문'까지 구분해낼 정밀 분석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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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홍 교수 조사는 주상(깊이별) 채취는 했지만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하지 않았고, 권 교수 조사는 안정동위원소 분석은 했지만 주상 채취는 하지 않았다. 두 조사가 서로의 빈틈을 메우지 못한 셈이다. 공교로운 우연일 수도 있지만, 형산강 수은 오염원인자는 포항시의 오염원인자 추적을 위한 모든 내용을 '어항 속 물고기 보듯' 알고 그때그때 대처해 온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가설이다. 그러나 가설을 사실로 확인하거나 폐기할 방법은 하나뿐이다. 사법당국이 나서 정식 수사로 전환하는 것이다. 포항시가 구무천 준설에 들어가면 지금 남은 증거마저 한 번 더 뒤섞일 수 있다. 원인 규명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8㎎/㎏)를 검출할